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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이 지난 지금에서야 비로소 현실 세계로 돌아올 수 있었기에
진정된 마음으로 간신히 후기를 쓸 수 있게 됐어.


사실 지금도 사지가 떨려오기도하고 그 후유증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고백해.
이날을 위해 매일 저녁 홍대에 모여 바들바들 배고픔의 연습은 계속 되었던거야.


중간 과정은 생략하고 (오늘은 후기를 쓰기로 마음 먹었으니깐)
그날 아침의 일부터 이야기해볼까. 이히힉.

 

 

아침. 일곱시 반이 되자 석가형에게 전화가 왔어.
이건 어제 도영형의 의견대로 일명 앞사람 깨워주기 (모닝콜)에 의한 것이었는데
덕분에 늦지않고 출발할 수가 있었지.

 


종각역 블루문 호프로 향하고 있었는데 아침은 유난히도 상쾌하더라.
한시간 가량 지하철을 타고 종각에 도착해서 계단을 통해 밖으로 나가려는데
누군가 내 곁을 지나가면서
뭐해! 뛰어! 라고 말하는거야.
승민이가 뛰어가며 외치네.. 응. 한 삼십분 늦었어.

 

 

음향팀 일찍 온다고했는데 내가 더 늦게 가는거 아니야? 응? ...
그치만 내 느릿느릿한 걸음걸이는 내 말을 이미 듣지 않아.
게다가 아침이라고! 평소보다 두세시간 일찍 일어나게되면
그날 하루는 온종일 비실거린단말야. (관둬?)

 

 

아니 지하철 계단에선 종록이형과 인호가 포스터를 꼼꼼히 붙이고 있다.
아 늦어서 미안;;;
지하철에서 나와 골목으로 들어가니


철이형이 거리 벽을 포스터로 도배하고 있다. -_-;;;

인사를 상큼하게 해주시고 (리얼 눈치보면서..) 블르문으로 가니
다들 먼저 와서 분주히 준비중이다.


어택밴드 멤버들도 미리와있구나.
응? 베이스 어디갔어. 아직도 안왔냐 빨리 전화해보래도.
그래.. 누군가 한 명은 지각 할 거라고 예상은 하고 있었지. ㅂ.ㅂ

 


음향팀 도착. 짐을 나르고 설치를 시작한다. 아아 테스팅.


마지막 리허설을 해보자.
역시..리허설도.. 오프닝이 먼저인..게.. (초부담)


리허설 시작. 아.. 마이크 셋팅 좀 이상한거같은데? 작아.
다른 팀들도 리허설 한번씩 쭉 돌아가며 끝내고나니


벌써 오후 두시가 다되었다.
안돼. 점심도 못먹었단말야. (물론 아침도) 아 배고파.

 


약속대로 오후 두시 오픈! @..@ ;;;


어택은 이층을 맞게 되어있어서 이층으로 올라갔고
밴드 멤버들과 함께 앉을 자리를 잡아두었대도.

 

 

응? 근데 내 가방 어디갔지.. 알고보니 내 가방을 창고에 넣어둔거다.
창고에 가서 어떻게든 꺼내보려고 하는데
온갖 짐과 부풀려진 풍선들과 포스터 더미와.. 해서 포기해 버리는데..
그 덕분에 나누어주려던 돼지무지개 스티커 뭉치는 암흑속에 빠져 버린거지..
아.. 좀 아쉽더라. 이히힉. 쏘리..

 


손님(이라해야하나)들이 하나둘 들어와서 어느새 일,이층이 다 차 버렸다.


처음해보는 서빙과 처음 보는 주문 절차.
리얼 헤매기 시작한다. -_-;;;

안주를 삼십분만에 갖다 주기도하고..
(몽키씨 미안. 근데 그 옆에 아저씨는 아무리 봐도 고등학생.. 맞죠? 걸렸으..)
61번테이블인데 거꾸로 봐놓곤 19번으로 읽어서 버벅..
게다가 포크는 반드시 안갖다 줘서 미안했어요. 으하하.

 

 

시간이 지나니 어택패밀리 멤버들도 몰려왔고
서빙 몇 번 하니깐 벌써 4시잖아. 안돼.. 긴장할 때 나타나는 그 느낌.
가슴이 저며오는 그런 비슷한 느낌에 심호흡 간단히 한번.

 


4시 50분이다. 화장실로 가서 공연 준비를 한다.
멤버는 이미 무대에서 셋팅하고 있고..
난 화장실에서 안경을 쓴다.. -_- 후우.. 쉬야도 함 해주자.
어 이제 안떨려. 단지 뵈는게 없어서 그렇지..
@.@;; 와.. 일층에서 올려다보니깐 사람들 되게 많이 보이네.
한쪽 귀퉁이에서 정각이 되기를 기다린다.

 

 

연식형님의 소개. 무대로 걸어나간다.
이미 해탈의 경지.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윽. 근데 마이크선이 엉켜있잖아!! 오 쉩.
간주가 나오는 동안 재빨리 엉킨 것들을 풀기시작.


다행히 첫곡은 무난히 시작하게 되는데
리허설 때 마이크가 작게 셋팅되어있었다는걸 인식하곤
크게 내벹기 위해 목에 힘이 좀 들어갔어..
원래는 더 달콤하게 불러야한다고..

 


윽 근데.. 일절 중간에 잠시 말렸다!
안경에 습기는 차고 앞은 보이지도 않고
첫무대와 오프닝이라는 부담감이 만들어낸 결과물로 잠시 헷갈렷어..
그래도 사람들 아무도 모를거야. 왜냐면.. 첨들어볼테니깐..
어쨌던 일절 끝. 이절도 무난히 끝냈는데..
마무리에서 다시 한번 말렸다! 으악..
두 번이나.. ㅠㅠ 그.. 그래도 재밌는 무대였어..

 


한곡을 끝내놓고 잠시 곡에 대한 설명과 다음 곡에 대한 설명을 늘어놓고
바로 시작하려했거든? (원래는 아무 멘트 없이 가려했다가 잠시 노가리 좀..)
근데.. 이 기타의 동방준구선생이 날 어색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기타를 가리키는거야.


무슨 일인가 슥 내려다 봤더니..
기타줄이 끊어져서 대롱대롱.. 0..0;;;

하아.. 초 난감.
옆에서 연식형님과 푸르형은 그냥 가라그러고..
관객들도 그냥 가래.. 기타 없이 그냥 하라구? ㅠㅠ
그래도 다행히 다른 기타를 잽싸게 준비하는 중이니 잠시 노가리를 까라는거야.
무슨 말을 해야할지도 몰라서 헛소리좀 하고 있으니 기타가 준비되더라.

 


두 번째 곡 시작...
휴 이번엔 말린 것 없이 잘 끝냈다..
보다 긴장감도 떨어져서 굳어 있던 육체도 좀 더 부드러워진 듯 했다.

 

 

인사를 하고 내려온다. 이층으로 올라가려는데 그 바글거리던 사람들 틈에서
무지형과 댕군과 상동과 재준이 인사를 해준다.
아 다들 와주었구나.

 


이층에 가니 애니메이션과 친구들도 많이 와주었네.
재밌게 놀았고.. 배고픈 우리를 위해 치킨버거 잔뜩 사온 세용 감사.
다른 팀들의 무대도 끝이나고 잠시 휴식 뒤 연예인 무대도 끝이났다.

 

 

자리가 꽉 차서 밖에서 못들어 온 분들도 많은 듯..
여튼 이래저래 시간이 흘러 재밌고 유익한 시간이 지나갔어.
정말 꿈같은 일이었어. 아직도 현실이었다곤 생각되지 않을정도로.
이 꿈은 너무 달콤해서 깨기 싫어 울고싶을정도야. ㅠ.ㅠ

 

 

그 다음날부터 시작된 멍한 하루 하루.
정말 그 몽롱한 기분은 뭐라 설명할 수 없어.
그 전날 한끼도 못먹어서 그렇게 배고팠는데도 잘 못먹겠고.
돌아가고싶고 그랬어.

 


미흡한 무대에 호응해주신분들 감사했습니다.
다녀가신 분들 너무 고마웠습니다.


덕분에 재밌는 추억을 일기장에 적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게 서로 매한가지이길 바래봅니다.


그리고 참여하신 모든 분들 수고하셨습니다.♥

 

-20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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