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난 더위에 너무도 지친 나머지
전화를 해서는 안되는 사람.
줄리씨에게 서슴없이 전화를 걸고 말았다.
그렇다. 무더위로 인해서 반 미쳐있었던 게 분명하다.
줄리는 기다렸다는 듯이 쏼라쏼라 내게 뭔가 주문과도 같은 이야기를 뿌렸으며
정신을 차렸을 때 난 이미 약속을 해 버린 뒤였다.
그 주문에 대한 약속의 대가는 휴가의 차압 이었다! 쉩.
며칠 뒤. 일병 정기 휴가를 나가게 된 나는
알 수 없는 계약의 힘에 이끌려 강원도로 징집되었고
나중에야 그곳의 이름이 무이 예술관 이라는 사실을 알 게 되었다!
그래도 혼자 끌려 갈 수는 없잖아.
뿔뿔이 흩어져있는 A.FAM 멤버중 두명에게 연락을.
사실은 당시 제일 한가했던 두명. -_-
유고와 셩을 끌고 강원도행 고속 버스를 잡아타고 고속으로 이동중.
너무 소박해서 안아주고만 싶은 정류장에 내려
악당 줄리를 기다리는 중.
이나라의 젊은이는 너무도 피곤하다.
마법적으로 아름다웠던 그날의 하늘.
며칠 뒤 다시 복귀해야한다는 사실만이 내 감상을 조여올 뿐이었다.
이곳이 무이 예술관의 본관 정문.
폐교를 재활용해 만든 공간이기 때문에 더욱 정겨움이 느껴진다.
초등학교라는 공간은 언제라도 평안하다.
물론 그땐 정말 싫었지.
오른편엔 나얼의 춥파춥스 나무도 보이고
정 반대쪽, 뒷편엔 고호, 모나리자, 여신상등. 이고독의 재미있는 그림들이 보인다.
앞쪽의 조각공원은 그 자체로서 몽땅 갖고 싶을 정도다.
이것만 손에 넣는다면 텔레토비의 꼬꼬마 동산이 안부럽다.
2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층층계단.
올라가게되면 층층나무찻집을 바로 만날 수 있다.
이런 곳에서는 이런 행위가 필수다.
기껏 만들어 놨는데 안놀면 어떡해. 그건 예의가 아니다...
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본능적으로 얼굴을 들이밀 게 되는 걸 어떡해.
말년병장 유고와 일병 어택의 피부톤의 현저한 차이.
이것이 곧 짬의 상징이자 생활의 상반된 영역이라 할 수 있다.
그러니까 다시 말해서, 유고는 세안제에 썬크림 쓰고 나는 (생략) 잉잉.
실내에서도 이것 저것 구경중. 참 신기한 게 많..(어느학굔지 확인중..?)
드디어 점심시간. 아침 안먹고 왔다고 그렇게 설파했건만..
정면유리에는 사진찍는 나도 나와있고..기념샷을 날려주자마자
잽싸게 자리를 꿰차고 앉아 게걸스러운 군인 본성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점심도 멕였겠다. 슬슬 그들의 압박은 시작되었고
눈치밥 인생의 우리는 슬슬 작업을 시작한다.
물론 난 유고를 압박하지. 이게 바로 먹이 사슬 아니겠어..
어느새 저녁시간. 셩은 아까부터 도망가고 도대체 보이지 않는다.
아무래도 영화보러 위층에 간 것 같단말야..
잠깐.. 근데 왜 난 작업공간이.. 화장실인걸까..
어쩐지 뭔가 쫌 이상하더라..
돼지무지개 홍보는 해가 지나도 계속 된다.
물을 주세요.
완성된 이게뭐야.
무이 예술관의 마스코트. 쉩. 줄리 뿡.
이 소변기의 반대쪽이 하이라이트지만.. 사진이 없어..
화장실이라면 역시 똥이지.
얘들아 이런데서 잠들면 안돼.
헥. 작업 끝. 휴가나와서도 깔깔이를 입게 될 줄은 몰랐지만말야.
그래도 나름 재밌는 작업이었다고.
시간되시는 분들은 무이 예술관으로.
자세한 정보는 무이 공식홈을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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